•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우리 사회가 점차적으로 정서적 안정을 되찾아가는 듯한 분위기다. 하지만 그 파장으로 인한 경제적, 심리적 피해를 해소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몇 해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가 전세계로 급속히 퍼져나갔을 때다. 신종 인플루엔자의 유일한 치료약은 타미플루뿐이었는데, 이 약의 원 재료는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향신료로 사용되는 스타아니스(팔각회향) 추출물이다. 당시 각국 정부는 타미플루 확보전쟁에 총력을 기울였고, 특허권을 획득, 독점 생산한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는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유전자원이 전통적인 성격의 생산성 향상이나 품종육성 등의 한계에 머물지 않고 미래 성장동력인 생명산업연구의 기초자원으로 그 무한한 고부가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처럼 만약 우리나라가 보유한 유전자원으로 각종 질병의 예방용 백신과 치료제(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한다면 국제사회에서의 시장 경쟁력과 그 경제적 파급효과는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날 것이다.
  • 이미 세계는 유전자원 확보 및 보존, 활용을 위한 기반 구축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농촌진흥청 또한 그 경쟁 속에서 식물종자 20만, 영양체 2만 8천, 미생물 2만 3천, 가축 15만 5천 등 총 1만여 종 41만여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식물 종자유전자원만 놓고 봤을 때 세계 6위의 자원보유국으로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것이다.
  • 또한, 세계 각국 및 국내에서 확보한 201,889자원의 종자를 보존, 관리하면서 의약품이나 기능성 식품, 바이오에너지 등 연구개발에 필요한 식물유전자원을 매년 2만여 자원 가량 대학이나 산업체 등에 분양하고 있다. 현재 저장된 종자는 식량자원이 가장 많고 나머지는 채소와 원예 특용작물이 차지한다.
  • 사라져가는 유전자원의 다양성 보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지금 가지고 있는 유전자원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다. 최근 관심이 집중된 유전자원이 있다. 바로 곤충 유전자원이다. 곤충은 단백질이 풍부하며 무기질, 비타민 등도 골고루 함유하고 있어 영양적 가치가 매우 우수하다. 미래 식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곤충 식용화 및 바이오신소재 개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곤충 유전자원을 이용한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 애칭), 꽃벵이(흰점박이 꽃무지 애벌레 애칭)에 이어 장수풍뎅이 애벌레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한시적 식품원료로 인정받았다.
  • 농촌진흥청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곤충을 식품원료로 등록하는 연구를 추진하는 한편, 식용곤충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곤충을 이용한 다양한 조리법과 유아나 노인, 환자를 위한 특수의료용 식품도 연구 개발 중이다. 우리 국민의 건강 유지와 각종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유전자원의 활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우수 유전자원의 확보와 보존,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유전자원의 잠재적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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